질본 초기수요 예측 실패 확인…市, 자체 구매해서 공급하기로
노인에게 무료 독감 예방접종을 시작하자마자 수요가 폭증해 백신이 동나는 현상이 심각(본지 지난 8일 자 6면 보도)해지면서 지정 병·의원 10곳 중 7곳에서 독감 백신이 동난 것으로 확인됐다. 빗나간 정부의 수요예측 때문에 후폭풍이 갈수록 거세지는 모양새다.
13일 부산시에 따르면 노인 무료 독감 예방접종 지정 병·의원 1241곳 중 846곳(68%)에서 백신을 추가로 확보하지 못해 무료 접종을 일시적으로 중단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이번 주 중 부산지역 무료 접종 목표치(39만6000여 명)의 92% 만큼 백신을 공급하기로 했으나 아직 백신 공급에 숨통이 트이지 않고 있다. 전국적인 상황도 부산과 비슷하다. 예방접종 도우미사이트에서 지역별 노인 인플루엔자 예방사업 무료접종 의료기관을 조회하면 13일 오전 기준으로 1만5300여 지정 병·의원 중 6300여 곳만이 백신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백신 부족사태가 갈수록 심해지자 시는 지난 12일 16개 구·군 보건소와 긴급회의를 하고 대책을 논의했다. 시는 우선 질병관리본부에서 공급계획을 밝히지 않은 8%를 기다리지 않고 시가 자체적으로 구매해 이번 주 중 병·의원에 공급하기로 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애초 병·의원간 백신 이동을 금지했으나 특정 병·의원에 사람이 몰리자 12일부터 제한을 풀었다.
현재 상황은 질병관리본부가 올해 노인들의 백신 접종 속도를 제대로 예상하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분석된다. 질병관리본부는 접종 전 목표치(전체 노인 인구의 80%)의 60% 분량의 백신을 병·의원에 공급했다. 그러나 부산만 해도 일주일도 채 되지 않아 목표치의 60%가 접종을 완료했고, 12일까지 목표치의 73%가 접종하는 등 초반 쏠림이 심해져 백신 공급이 수요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시 관계자는 "정부만 보고 있다간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아 정부 공급 물량 일부는 포기하고 시가 우선 구매하기로 했다"며 "이런 상황을 반복하지 않으려면 질병관리본부의 권한 일부를 시·도로 넘겨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국제신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