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노 학대, 작년 40%로 급증
성적 학대, 4년 만에 3배 증가
24일 인식개선 캠페인 개최
아들은 평소 만취 상태에서 음란물을 시청하고 옷을 벗고 돌아다녀 할머니가 이를 피해 집 밖을 배회하기 일쑤였다. 그러던 어느 날 만취 상태로 집에 온 아들은 할머니에게 성폭행을 시도했고 저항하는 할머니를 마구 때렸다. 아들이 화장실에 간 사이 극적으로 도망친 할머니는 경찰서를 찾았다. 입에 담지 못할 '망나니짓'이라고 생각했지만 차마 아들이 쇠고랑을 차게 할 수는 없어 할머니는 처벌을 원치 않는다고 했다. 그 후 할머니는 학대피해노인쉼터로 가게 됐고 아들은 알코올 전문병원에 입원했다.
지난해 노인학대 사례를 분석한 결과 노인이 노인을 학대하는 노-노 학대가 늘고, 성적 학대가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이 발간한 2014년 노인학대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27개 노인보호전문기관에 신고접수된 노인학대 상담 건수는 모두 3천532건으로 전년과 큰 차이가 없었다.
하지만 60세 이상 고령자가 고령자를 학대하는 '노-노 학대'는 큰 폭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노-노 학대 비율은 2010년 27.2%에서 지난해 40.3%로 대폭 증가했다.
고령의 학대행위 유형을 보면 고령 배우자에 의한 학대(36.6%)가 가장 많았고 고령자 본인에 의한 자기방임(29.6%), 고령자 아들에 의한 학대(11.9%)가 그 뒤를 이었다.
김종도 부산동부노인보호전문기관 사회복지사는 "고령자 학대행위의 증가는 평균연령이 높아지면서 노인 부부간 갈등이 많아진 것, 고령 자녀들의 부모 부양 부담이 커진 점이 이유로 보인다"고 말했다.
노인학대 유형별로 보면 정서적 학대가 37.6%로 가장 많았고 신체적 학대가 24.7%로 그 뒤를 이었다. 이 같은 비중은 매년 크게 차이가 나지 않지만 성적학대의 경우 2010년 0.8%에서 지난해 2.8%로 3배 이상 증가했다.
학대를 가하는 행위자의 연령도 높아져 70세 이상이 2010년 14%이던 것이 지난해에는 24.8%로 증가했다.
반면 아들(38.8%), 며느리(4.7%), 사위(0.5%)에 의한 학대는 전체적으로 감소 추세에 있었다. 딸에 의한 학대는 12.3%로 매년 유사했다.
이에 따라 부산시와 부산 동부·서부노인보호전문기관은 오는 24일 부산 부산진구 송상현광장에서 '노인 학대 없는 부산, 노인이 살기 좋은 도시 부산' 노인인식개선 캠페인을 전개한다. 행사장에는 만화와 사진전을 비롯해 가두행진과 체험행사 등이 펼쳐진다.
-부산일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