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합원에 진료비 할인 혜택 - 인가 받는대로 다음달 개원 - 정착 후 노인건강교실 등 예정
부산의 65세 이상 노인 비율은 15.5%로 전국 평균 13.5%보다 2%포인트 높다. 통계청은 오는 2021년 무렵 부산이 초고령사회(65세 이상 고령 인구 20% 이상)에 진입할 것으로 예상한다. 노인 가구의 부담 중 하나는 늘어나는 의료비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노인 의료비 비중이 2014년 35.8%에서 2020년 45.6%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한국건강대학 총동창회가 12일 부산 부산진구 당감동 온종합병원 강당에서 한의원 설립을 위한 의료생협 창립총회를 열고 있다. 온종합병원 제공
이러한 가운데 부산의 노인들이 의료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한의원을 설립한다. 고령화 시대의 해법이 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노인들에게 건강관리법을 교육하는 평생교육기관 한국건강대학의 총동창회는 12일 부산 부산진구 당감동 온종합병원 강당에서 의료소비자생활협동조합(의료생협) 창립총회를 열었다. 졸업·재학생이 참여한 의료생협은 부산시 조합 설립 인가를 받는 대로 다음 달 한의원을 개원한다. 의료생협의 설립 요건은 ▷5만 원 이상 출자자 500명 이상 ▷총 출자금 1억 원 이상 확보이다. 현재 의료생협 조합원 570명이 1억400만 원을 출자했다.
조합원들은 대부분 기초연금이나 자녀로부터 받는 용돈으로 생활하는 65세 이상 노인이다. 건강 관리의 중요성을 느끼면서도 의료비 지출에 부담을 갖는 노인들이 직접 저렴하게 진료받을 수 있는 '주치의 한의원' 설립에 나선 것이다.
건강대학 의료생협 이규백(79) 초대 이사장은 "자녀가 주는 용돈을 받아 생활하는 노인들은 아파도 병원에 가기 쉽지 않다. 의료비 부담을 덜자는 생각으로 지난해 11월부터 조합원 모집을 시작했는데 2주 만에 500명이 참여할 정도로 반응이 좋았다. 지금도 조합 참여를 희망하는 사람이 많아 3000명까지 늘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조합이 세운 한의원은 조합원에게 진료비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1500원 상당인 본인부담금을 500원으로 낮출 계획이다. 의원 위치도 접근성을 고려해 부산도시철도 1·2호선 환승역이 있는 부산 서면으로 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