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상에스티의 말벗로봇

부산에서 고령자들의 고독사가 잇따르자 부산시가 ‘말벗로봇’ 도입을 대안으로 내놨다. 말벗로봇은 음성 채팅 기술을 응용해 대화를 주고 받는 챗봇(Chat+Robot)이다.

부산시는 최근 정부의 공모 사업에 노인과 대화하고 실시간 모니터링을 해 고독사를 예방하는 ‘어르신 말벗 도우미 로봇 보급 사업’을 제안했다고 24일 밝혔다. 부산테크노파크와 향토기업인 ㈜수상에스티가 컨소시엄에 동참했다. 총사업비는 6억 6800만 원이다.

핵심 기술은 수상에스티가 보유한 음성 채팅 기술을 이용한 챗봇과 봉제 인형의 결합이다. 수상에스티는 상황에 따라 사람과 대화를 주고 받을 수 있도록 데이터를 축적할 예정이다. 사람이 먼저 말을 걸면 답을 하고 또 로봇이 사람에게 먼저 말을 걸어 대화를 유도할 수 있도록 개발할 계획이다. 사투리 뿐 아니라 질병 등으로 인해 어눌해진 말투도 인식하도록 자료를 축적하고 있다. 현재 수상에스티의 기술력은 사람이 인형을 쓰다듬었을 때 “안녕하세요”라고 인사하거나, 시간에 맞춰 “일어나세요”라고 아침인사를 하는 등 10여가지 기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말벗로봇은 실시간 사용자의 상태를 살필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라고 부산시는 설명했다. 사용자의 로봇 활용빈도가 크게 떨어지거나 로봇의 대화 시도에 응하지 않는 등 평소와 다른 징후를 보이면 보호자나 사회복지 담당자에게 알려 고독사를 예방할 수 있다. 이밖에 맥박이나 혈압 측정 등 의료 기능과 음악 재생 등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다.

한국보다 고령화가 심각한 일본은 수년 전에 노인들의 외로움을 달래는 말벗로봇을 제공하겠다는 복지정책을 내놓은 적이 있다. 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앱)과 블루투스로 연결해 대화하는 말벗로봇이 상용화된 상태다.

부산시는 공모에 선정되면 내년 4월까지 거동이 불편한 홀몸노인 200명을 대상으로 사업을 실시할 계획이다. 이강헌 부산시 정보화담당관은 “고독사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고 있는 만큼 노인들의 상황을 실시간 전달할 수 있는 말벗 로봇이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부산에서는 최근 두 달간 10여 건의 고독사가 발생했다. 주로 노인이나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들이 나홀로 죽음을 맞았다. 부산은 노인 인구 비율이 15.2%(2016년 기준)로 전국 7대 특·광역시 가운데 가장 높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