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적 이유로 의도적·비의도적 방임 늘어 지난해 전국 4730건 신고 접수돼 18% 증가 독거노인 늘면서 자기방임형 사례도 나타나
- 학대 사례 중 학대행위자가 아들인 경우가 절반이상이고 며느리는 13%로 자식 내외가 노인학대의 주범
지난 9일 보건복지가족부와 중앙노인보호전문기관이 발간한 "2007년 전국 노인학대상담사업 현황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18개 노인전문보호기관에 접수된 학대 신고사례는 모두 4730건으로 전년보다 18.4% 증가했고, 이 가운데 학대로 확증된 사례는 2312건으로 전년보다 1.7% 증가했다.
부산 지역의 경우는 지난 2007년 한해 동안 동부와 서부노인전문보호기관에 신고 접수된 것 가운데 학대로 확정된 사례는 213건으로 2006년 114건에 비해 99건이 늘어나 87%나 급증한 것으로 보고됐다.
노인학대가 급증한 원인으로는 경제적 어려움으로 의도적 혹은 비의도적 방임이 늘어난 때문으로 일선 기관들은 파악하고 있다. 또한 노인학대에 대한 사회적 인식 확대로 그동안 가족사라는 그늘에 묻혀 노출되지 않았던 학대 사례들이 많이 발굴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특히, 과거와는 달리 노인들 스스로가 적극적으로 피해를 신고하는 경우가 늘어났다. 지난해 신고자 유형을 보면 전체 333건 중 노인 스스로 신고한 경우가 143건으로 전체의 43%를 차지하고 있다.
학대 행위자는 전국 통계와 비슷해 아들이 전체 239건 중 126건으로 53%를 차지하고 있으며 며느리가 30건으로 13%를 차지해 아들 부부 내외가 전체 노인 학대의 주범으로 파악됐다.
최근 독거노인들이 늘면서 노인 자신이 학대 가해자가 되는 자기방임형 학대도 심심치 않게 발견되고 있다. 자기방임은 질병이나 재정적 어려움에 처한 노인 스스로가 보호기관의 도움을 거절한 채 자신의 건강이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를 말한다. 지난해 부산 지역에서는 모두 11건이 발생했다.
부산시 동부 노인보호전문기관 관계자는 "노인학대는 방치하면 할수록 그 빈도와 강도가 심해지는 특성을 갖고 있기 때문에 학대받는 어르신들은 "남사스럽다"는 생각을 버리고 보호기관에 적극적으로 연락을 하는 것이 좋다"면서 "가족이나 이웃들도 장차 내 문제라는 의식을 가지고 노인 학대 방지와 예방에 노력을 기울여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정길 기자 입력: 2008.06.15 19:3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