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일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올해 1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60대 이상 노인을 상대로 사기 행각을 벌여 28명이 구속되고 422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경찰청은 전국적으로 노인 상대 사기가 2010년 1만 7천622건에서 지난해 2만 2천700건으로 28.8% 증가하자 노인 상대 사기를 소상공인 대상 사기, 보이스 피싱 등 금융 사기와 함께 3대 악성사기로 규정하고 집중 단속을 벌이고 있다.
60대 이상 노린 사기범 기승
노후 대비 투자 나섰다 '덜컥'
지난해에만 2만 2천 건 넘어
노후를 준비하지 못한 베이비 부머 세대의 퇴직도 앞으로 줄줄이 이어질 것으로 보여 향후 노인을 대상으로 한 사기 피해는 더욱 커질 것으로 우려된다.
통계청에 따르면 2013년 남성의 기대수명은 78세, 여성의 기대수명은 85세다. 50대 중반을 넘어선 베이비 부머 세대는 퇴직 이후 30~40년 동안 노후를 보내야 한다.
신라대 이도선 법경찰학부 교수는 "이전까지는 '자식농사'만으로 노후 대비가 됐지만 베이비 부머 세대는 그렇지 않은 첫 번째 세대다. 이러한 베이비 부머 세대들의 불안감을 사기범들이 비집고 들어오기 시작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때문에 노인 상대 사기가 과거에는 공연 후 건강기능식품을 비싸게 파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최근에는 투자를 통해 고수익과 장기 수익을 보장해 준다며 투자금을 유치한 뒤 가로채는 형태로 변하고 있다.
이 교수는 "여전히 원기 왕성한 60대 노인들은 경기불황으로 창업까지 어려워지자 수익을 얻을 수 있다는 사기범의 말에 쉽게 현혹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노인들의 사기피해는 정보부족에서 시작되는 경우가 많다.
부산 중부경찰서는 6일 무산된 개발정보로 노인들을 속여 부동산 가격을 부풀려 판 혐의로 부동산업체 대표 신 모(55) 씨 등 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신 씨 등은 경남 사천시 곤양면 대진리 일대 토지 4만 9천500㎡를 3.3㎡당 1만 원에 매입한 뒤 이 중 5천907㎡를 윤 모(62·여) 씨 등 9명에게 3.3㎡당 50여 만 원 상당에 팔아 5억 1천900만 원 상당의 부당이익을 취했다.
신 씨 등은 2008년 광포만 매립·국가산업단지 개발계획도와 관련 기사 등을 피해자들에게 보여 주며 3.3㎡당 100만 원 이상 개발로 인한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광포만 매립·국가산업단지 개발계획은 2009년 이미 폐기된 상태였다.
지난 4일에는 2천274명으로부터 9천458차례에 걸쳐 640억 원을 가로챈 혐의로 다단계 판매업체 회장 김 모(61) 씨 등 14명이 구속됐고 본부장과 지사장 등 조직원 30명이 불구속 입건됐다. 이들은 일본재벌 사위, 청와대 출입기자라고 사칭해 상황버섯 수출사업에 투자하면 매주 13%의 이자를 10주간 받을 수 있다고 속였다. 2천274명의 피해자 중 60% 이상이 60대 이상 노인층이었다.
부산 중부경찰서 김재한 지능팀장은 "인터넷 검색만 했더라도 거짓임을 알 수 있었지만 피해 노인들은 사기범들의 말만 믿다 노후자금을 날렸다"며 "쉽게 고수익을 약속하며 투자를 권유하는 경우에는 사기를 의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일보-